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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한 투자가 가장 즐겁고 안전한 투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크로체님의 글>


돈에는 무게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내 돈과 남의 돈의 무게가 다르고, 
힘들게 벌어서 차곡 차곡 모은 돈과 횡재하듯 번 돈의 무게는 사뭇 다르겠지요.
워렌 버펫은 능력의 범위(circle of competence)를 정하여,
능력 밖의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요.  그것은 다름아닌 기술주들입니다.


그런데, 돈에도 이 능력의 범위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심리적인 무게의 변곡점이지요.
마침 이에 대해 몇일 전부터 생각하던 차에
어느 분이 비슷한 고민을 게시판에 올려주신 것을 보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냥 하나의 의견으로 참고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창업주가 느끼는 돈의 무게와 2세 경영인이 체감하는 무게 역시 다를 것 같습니다.
심리적 중량감이 가벼울수록, 판단과 실행은 빠르고 머뭇거림이 없는 반면,
잘못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치게 될 확율 역시 커지는 법이지요.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돈을 수탁 받아 굴리는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 고객이 느끼는 심리적 무게감을 모두 합하여 지고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느끼는 펀드매니저가 있다면 그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는 충실히 이행할진 몰라도,
냉철한 판단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데에 있어서는 다소 무리가 따를 것 같습니다.


너무 심리적으로 무거워져 버리면 스트레스가 이성을 압도해서,
수익율을 극대화하기에는 둔해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수탁받은 돈의 심리적 무게는 그렇게까지 크진 않을 것 같습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심리적 무게를 100% 흡수하는 일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또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돈이라 생각하고 신중하고, 원칙을 지키는 운용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능력의 범위’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심리적인 무게감은 굴리는 자금의 성질과 물리적인 규모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테니까요..
수십년간 직장생활 후에 남은 소중한 퇴직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율이 높아질까요?
아마 그럴겁니다.


투자 초기의 운 좋은 성공 끝에, 투자액수를 크게 늘리는 경우는 어떨까요?
역시 실패할 확율이 높아질 겁니다..
여윳돈이 아니라 빌린 돈으로 투자하면? 성공확율은 더욱 낮아지겠지요.


모두 너무 ‘무거운 돈’으로 투자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심리적으로 패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불편한 마음으로 뛰어들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식이 부족해서, 실력이 없어서 투자에 실패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의 성패는 90%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됩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식입니다.


투자는 가벼운 마음, 냉철한 이성이 필요합니다.
쓸데없는 심리적 무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투자하십시요.


즉, 흔히 말하듯, 여윳돈의 범위 안에서 투자하라는 겁니다.
부디 모든 자산을 주식에 몰아넣고, 목숨을 걸듯 투자하지는 마십시요.
그렇게 되면 능력의 범위를 벗어나게 되고, 실패할 확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리스크를 어느정도 떠안아야하지만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확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하급수적으로 리스크가 커지는 변곡점에서 부터는 상당히 깐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필립피셔의 저서, “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의
두번째 장의 제목은 “Conservative Investors Sleep Well.”입니다.


보유종목에 대한 걱정으로 밤에 잠이 잘 안오십니까?
 그렇다면 현재의 투자를 재고해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너무 부담스러운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거나,
 빌린 돈 또는 너무 소중한 돈으로  투자를 하고 계신가요?

 조바심으로 인해 투자를 망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면
 진지하게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교적 작은 여윳돈,
가령 1,000만원 정도의 소액으로 투자할 때에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부터 비교적 자유로왔겠지요. 
간혹 포트폴리오에 100%~200% 수익이 나는 경우도 생기고,
아주 마음이 날아갈듯 가볍고 배짱도 두둑하며, 냉철한 판단이 가능했습니다.
일년에 20%의 수익율 내는 것이 우습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한 5천만원 까지는 이러한 심리상태는 유효할지도 모릅니다.  바람직한 일입니다.
능력의 범위 안에서 투자하는 한 성공확율도 높고,  자신감 있는 투자로 수익율도 높게 유지됩니다.


능력의 범위라는 것이 어떤 30대 초반의 투자가에게는 그 범위가 5천만원 쯤이라면,
또 어떤 노련한 50대 후반 투자가에게는 10억원 쯤일수도 있는 것이죠.


능력의 범위란 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가변적으로 투자 경험과 소득 수준, 그리고 자산의 규모에 따라 점점 커질겁니다
.
만일 5천만원을 갖고 투자하던 사람에게 갑자기 5억원의 투자제의가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단순히 금액이 10배가 된 것일 뿐, 똑같은 수익율을 올릴 수가 있을 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남의 돈은 그 무게가 비교적 가볍기 때문에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운이 아주 좋아야할 것입니다.


금액이 10배, 100배로 커지면 기존의 투자패턴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또 심리적으로 감당해야할 무게게이 10배 이상으로 증폭됩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심리적으로 패배해서 실패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5억원이 남의 돈이 아니라, 모두 내 돈이라면 또 어떨까요?
부모님으로부터 거액의 상속을 갑자기 받게 되었다면?


이 경우는 더욱 문제가 심각합니다.
돈의 심리적 무게는 남의 돈보다는 내 돈일 때가 훨씬 큰 법이니까요.
(이것이 투자전문가들-펀드매니저와 투자신탁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혹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전세로 옮기고,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요.
수익율이 너무 좋아서, 아파트를 팔아서 만든 돈으로 굴리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5천에 20%면 수익이 천만원이지만, 5억에 20%라면 1억이니까요.


5억원의 총자산을 주식에 투자했다고 합시다. 이제 하루에 움직이는 돈이 최소 천만원이라고 해봅시다. (+-2%)마음이 편할 수가 있을까요? 


마음이 편할 수 있다면 능력의 범위 안에 있습니다.. 하한가 한 두번쯤 맞아도 끄덕없다…
능력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죠.


반 정도로 빠져서 2억 5천만원 정도 평가손실이 나더라도 견딜 수 있다…
분명 능력의 범위 안입니다. 합격입니다.


점심을 먹고 왔는데, 한 2천만원 정도 자산이 불어났지만 덤덤하다….합격입니다.
만일 정말 그렇다면 5억원을 굴릴 능력도, 자격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투자금액이 커진 뒤로 시세판을 더 자주보게 되고,
손익을 더 자주 따지게 되었다면 한번쯤 점검을 해봐야합니다.
점점 불안해지고, 밤에 잠이 잘 안오게 되었다면 능력의 범위를 벗어난 것 때문이 아닌가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식이 없어서이거나, 실력이 없어서 실패하는 것이 아닙니다.
심리적으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투자금액을 갑자기 늘리게 되면
이런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심리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수백억원의 펀드를 운용하는 전문가들도 능력의 범위가 존재합니다.
다만 수탁받은 자산의 경우에는 자기 돈을 직접 투자할 때와는
상당히 다른 심리기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수백, 수천억원을 운용하는 것이 그다지 무겁진않을 겁니다.


남의 돈 100억원보다 내 돈 10억원이 더 소중한 법이니까요.
(펀드매니저들은 손실이 크게 나면 고객 또는 직장을 잃겠지만
개인투자자는 손실이 크게 나면 파산하게 됩니다. 리스크 자체가 다른 것이죠.)


마음이 불안하다면 줄이십시요.. 주식의 보유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가져가든 투자금액의 규모를 줄이든,
부동산과 현금,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나누든 마음이 편안하도록 투자 자산을 재배분하시기 바랍니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고, 마음이 불안해서 시세판을 계속 확인해야한다…
그것은 정상적인 투자심리와는 거리가 멉니다.


무겁고 초조한 마음은 냉철한 판단의 눈을 멀게 합니다.
공포, 불안, 초조로부터 마음이 해방되어 머리가 가벼워져야합니다.



능력의 범위(circle of competence)는 서서히 키워나가는 게 좋습니다.


갑작스럽게 이 균형이 깨지게 되면 심리적으로 패배하게 되며,
그렇게되면 성공 투자의 길로 접어들 확율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출처]모네타